
불륜을 인정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0년 만에 득남했다. 이들의 혼외 출산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8일. 그 하루 전, 배우 최여진은 예비신랑과 그의 전처까지 함께 방송에 언급되며 결혼 소식을 전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인정했고, 2021년에는 김용건이 39세 연하 여성과의 혼외자 문제로 논란을 겪었다.
홍상수와 김민희는 2017년 불륜 관계를 공개한 뒤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김민희는 최근 경기도 하남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여전히 법적으로 기혼자다. 대한민국은 일부일처제를 채택하고 있어, 이들의 관계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아이는 가족관계등록부상 혼외자로 등재될 수 있지만, 출산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최여진은 재혼 상대 김재욱과 함께 SBS ‘동상이몽’ 예능에 출연해 결혼을 알렸다. 놀라운 건 예비신랑의 전처까지 등장해 “이혼 후 만난 게 맞다”며 두 사람을 옹호한 것. 그러나 “아무리 해명해도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처와 현연인이 함께 반찬을 나누고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낯설고 어색하게 다가왔다.
정우성은 지난해 11월,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 아들을 인정했다. 그는 시상식 무대에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비연예인 여성과 장기 열애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2021년에는 배우 김용건이 13년간 교제해온 39세 연하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갖게 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낙태 종용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이후 아이를 인지하고 양육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비판 여론을 수습해나갔다. 김용건은 이후 방송에서 늦둥이 아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점차 호감도를 회복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20대의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4년(30.3%)보다 12.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도 5.7%에서 14.2%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출생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혼인 외 출생아는 2020년 6,900명에서 2023년 10,90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출생아 중 혼외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4.7%로 역대 최고치다.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한 세트가 아니다. ‘결혼=출산’이라는 공식은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충분치 않아 보인다. 온라인에는 “이젠 뭐가 정상인지 모르겠다”, “그냥 조용히 살면 안 되냐” 같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괴랄하다”, “기분이 나빠진다”는 표현도 눈에 띈다. 급진적으로 바뀌는 가족의 형태가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충격과 불쾌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전통적 가족과 새로운 형태 사이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정할지는 연예계를 비롯한 사회 전체의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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